[모더레이터] 4. 모더레이트 스킬 - ② FGI 운영

모더레이터의 진행 스킬에 따라 참여자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해서 얘기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참여자들이 지루해하거나 빨리 끝내고 싶어하는 마음이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더레이터의 진행 능력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여자들이 많은 생각과 말을 했지만 지루하거나 불편하지 않은’ FGI가 좋은 FGI이며, 모더레이터의 능력이 발휘된 FGI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더레이터 입장에서 어떻게 진행하면 참여자들이 지루하거나 불편해하지 않으면서 많은 생각과 말을 하게 할 수 있을까요? 몇 가지 모더레이터 진행 전략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섹션을 구분하고 현재의 흐름과 토의 주제에 대한 안내를 합니다.

도입부에서 포커스 그룹 인터뷰의 목적과 배경, 인터뷰 내용 등에 대한 명확한 안내가 필요하고, 이는 참여자들에게 신뢰감과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모더레이터는 포커스 그룹의 네비게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구자의 가이드와 계획에 따라 참여자들을 이끌어 가는 길을 안내하는 안내자이기도 합니다. 참여자들은 자신들이 길을 헤쳐나가지 못합니다. 도입부에서 주요 토의 주제에 대해 안내를 했어도 참여자 관점에서 말을 하게 되면 말하는 주제가 뒤죽박죽되기도 합니다. 뒷부분에 논의해야 할 주제나 질문을 처음부터 말하거나 병렬적인 대상을 통합적으로 말하거나 섞어서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더레이터와 참여자의 관심과 관여도의 간극이 크기 때문입니다. 모더레이터는 이를 적절하게 안내해야 합니다. 토의 섹션을 명확하게 안내하고 수시로 인식시켜 주어야 합니다. 다만 참여자의 발언이 여러 주제를 포함하거나 섞였을 때 제지할 것인지, 끊을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빨리 내려야만 합니다.

 (최초 섹션 진행 시)

제가 세 부분으로 나누어서 질문드릴 예정이에요. 첫 번째는 냉장고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과 사용 습관에 대해서, 두 번째는 냉장고 구매 시 행동과 선택 기준 등에 대해서, 세 번째로는 냉장고 광고나 이벤트, 프로모션 등에 대해 나누어서 질문드릴 거예요. 먼저 일반적인 인식과 평소에 어떻게 사용하시는지에 대해 얘기 나누어 볼게요.”

(섹션이나 주제가 분절될 시)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어떻게 만성질환을 관리하시는지에 대해 들어봤는데요. 만성질환 관리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으시더라고요. 이제부터는 그 어려움을 정부나 지자체에서 어떤 도움을 주면 좋겠는지에 대해 얘기해 볼까요?”

(참여자의 발언을 제지할 때)
“OO, 죄송한데요. 저희가 나중에 광고에 대해 얘기할 거거든요. 김연아 광고 얘기는 그때 여쭈어볼게요.”

 

2. 질문은 정확하지만 자연스럽게 제시해야 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모더레이터는 참여자들에게 질문을 정확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질문을 뭉뚱그리거나 이해하기 어렵게 하면 안 됩니다. 질문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읽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의 질문은 문어체이므로 이를 그대로 질문하게 되면 어색할 수 있으며, 참여자가 잘 못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정색을 하고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질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개별 참여자에게 질문할 때에는 공감형 질문 방법이 좋습니다.

(모두에게 질문할 때)
여러분들이 냉장고 구매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비교하거나 생각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개별 질문할 때)
, 그래요. 꼼꼼하게 보셨네요. 무엇을 가장 눈여겨서 보셨어요?”

 

3. 자연스러운 진행 질문이 없어도 참여자가 말하게 해야 합니다.

자연스럽고 효과적인 질문법 중에 묶음 질문이 있습니다. 연속된 행동이나 인과관계에 있는 질문을 던질 때, 분절된 질문을 계속 던지는 것은 응답자의 능동성을 저해하고 깊이 있는 답변을 얻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몇 개의 질문을 묶어서 제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응답자 입장에서도 자신의 행동이나 인식을 얘기할 때 분절된 서술보다는 내러티브 방식의 서술을 더 선호합니다. 내러티브 서술은 참여자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에도 더 우수한 방법입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참여자가 표현하는 데 몰입감을 가지면 자신의 행동이나 태도, 의지를 자발적으로 표현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이런 경우에는 모더레이터가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보다 참여자 스스로 시간의 흐름이나 인과관계, 문제점과 대안 등에 따라 계속 말하게 됩니다. 모더레이터는 질문 없이 참여자의 발언을 듣고 공감이나 의문점 등을 표함으로써 참여자의 발언을 다음 단계로 진화시킬 수 있습니다. , 굳이 질문하지 않아도 참여자에게 몰입감이 생기면 연관된 발언을 합니다. 질문 없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는 것입니다.

(묶음 질문)
전세자금대출을 받으실 때, 신청은 은행에서 하셨나요? 은행 직원이 상담은 어땠나요? 서류 준비나 신청에 불편하거나 불만점은 없으셨나요? 상담받으신 과정과 불편점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묶음 질문)
“OO님은 3년간 휴대폰을 3번이나 교체하셨네요. 어떻게 교체하셨는지, 그 이유와 교체 과정을 쭉 설명해 주시겠어요? 말씀하시면서 바꾸신 3개의 휴대폰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같이 말씀해 주세요.”

(단계 진화를 위한 촉진 멘트)
그 말씀은 충분히 들었고요, 그래서 어떤 정책을 생각해 보셨어요?”

그러셨구나. 그래서요? 어떻게 됐어요?”

 

4. ‘제지 멘트는 단호해야 합니다.

FGI를 진행하다 보면 한 사람의 참여자 발언이 매우 길어지거나 의미 없는 발언이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는 다른 사람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더레이터는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진행해야 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관리 차원에서 단호한 진행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촉진 멘트는 참여자의 발언을 존중하고 이어가는 측면에서 참여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개념이라면, ‘제지 멘트는 포커스 그룹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관리 개념입니다. 당연히 제지 멘트는 단호해야 합니다. 발화자의 발언을 즉시 멈추게 해야 하며, 그 효과가 당해 발언자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쳐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이분과 같이 제지할 것이니 이렇게 말하지 마십시오라는 안내나 경고의 의미가 전달되어야 합니다. 다만, 제지 멘트는 신중해야 합니다. 단호한 어투나 어감 때문에 당사자는 물론 다른 참여자들까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지 멘트 발언 중단)
, 잘 알겠습니다. 다른 분 말씀을 듣겠습니다.”

(제지 멘트 반복된 발언으로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
잠시만요. OO님 말씀은 ‘(요약)’이란 말씀이시죠? 잘 알겠습니다.”

(제지 멘트 부적절한 발언 중단)
“(단호하게) 그런 말씀은 이 자리에서 하시면 안 됩니다.”

 

5. 진행 중간에 연구자의 관점에서 완결성을 되새겨야 합니다.

참여자들은 포커스 그룹 진행이나 연구에 대한 책임이 없으므로 제시된 주제나 질문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합니다.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모더레이터도 순간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모더레이터가 참여자 대화에 집중하고 반응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나, 그러면서도 늘 FGI 관리의 책임을 생각하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진행상의 관리나 시간상의 관리도 중요하지만, 연구자의 관점에서 필요한 정보나 의견들이 완결되었는지를 의식하는 것입니다. 질문별로 또는 주제나 섹션별로 참여자들이 한 발언들로 연구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나 자료 제공이 충분히 가능한지에 대한 자문을 함으로써, 참여자들의 발언을 마무리할지 아니면 더 프로빙을 해야 할지 순간순간 결정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모더레이터가 연구자로부터 쉐도우 리포트를 받는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부분 부분 즉석에서 순간적인 판단을 통해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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