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포커스 그룹의 두 축: ‘계획된 구성’과 ‘상호작용’
앞서 포커스 그룹의 핵심은 ‘계획된 구성’과 ‘상호작용’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번에는 이 두 요소가 왜 포커스 그룹의 핵심인지 설명드리겠습니다. Merton이 처음 사용한 ‘Focused Interview’는 기존의 개별 인터뷰나 집단 인터뷰와는 차별화된 의미에서 ‘포커스’라는 용어를 도입했습니다. 여기서 ‘포커스’는 여러 의미를 담고 있지만, 쉽게 풀어 말하면 ‘계획된 구성’을 의미합니다. 즉, 조사 목적에 맞게 의도적으로 그룹을 구성하고, 그 안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으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입니다. 참석자 조건과 질문 주제 등이 의도적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범위가 축소되어 집중화가 이루어지는 것도 계획된 구성의 장점입니다. 이는 곧 효율성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한 연구(Fern, 1982)에서는 8명으로 구성된 2개의 포커스 그룹 인터뷰가 10명의 개별 인터뷰보다 더 많은 목적 정보를 제공한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즉, 계획된 구성은 집중화 효과를 통해 최소한의 자원으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해줍니다.
2. 상호작용의 힘: 시너지와 검증의 장
‘상호작용’은 포커스 그룹에 참여한 구성원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영향력입니다. 상호작용은 진행자와 참석자 사이에서 나타날 수도 있고, 참석자들끼리 또는 1:1, 집단과 집단, 개인과 집단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다층적이고 복합적으로 전개됩니다. 상호작용의 핵심은 서로의 영향으로 인해 참여, 기억, 태도 형성, 주장 강도 등에서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스스로 떠올리지 못했던 인식이나 태도가 타인의 자극으로 인해 회상되기도 하며, 타인의 주장에 대한 반감이나 비동의가 오히려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여러 사람이 다양한 회상이나 연상을 하면서 사실에 대한 자가 검증이나 상호 검증 효과도 생깁니다. 이는 포커스 그룹이 양적으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심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원천이 됩니다.
3. 포커스 그룹의 그림자: 한계와 주의점
하지만 ‘계획된 구성’과 ‘상호작용’이 항상 정보 획득에 긍정적인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제 설정, 질문 가이드 작성, 그룹 설계 등의 과정에서 연구자의 오류로 인해 획득 정보가 오염되거나 목적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불완전한 설계와 잘못된 그룹 구성은 정보의 신뢰성이나 결과의 일관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상호작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룹 내 상호작용이 개별 참여자의 태도나 사실을 반드시 강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상호 영향으로 인해 진실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높아질 수 있으며, 도덕적 이슈나 이해관계가 얽힌 집단에서는 집단적 허위 정보가 나타날 가능성도 주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사안에 대해 대부분이 ‘찬성’하는 상황에서 혼자 ‘반대’를 표명하기를 주저하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개인적 프라이버시나 트라우마 경험 등은 포커스 그룹에서 잘 다루지 않으며, 동일 그룹 내에 이질적인 성향의 구성원을 배제하는 것도 상호작용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