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방법 선택, 왜 이렇게 고민될까?
조사설계를 계획할 때 조사방법 선택에 고민하는 연구자나 클라이언트가 의외로 많습니다. 설문조사를 할지, FGI(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할지 결정하지 못하거나 망설이는 경우가 흔합니다. 정성조사와 정량조사의 차이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고민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조사대상자가 같거나 유사하다는 점, 그리고 연구나 문제해결을 위한 최종 의사결정의 결과가 비슷하다는 점이 주요 원인일 것입니다. 또한 예산 등 제한된 자원으로 인해 여러 조사방법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도 자주 발생합니다.
조사 목적과 활용성, 선택의 기준을 세우자
조사방법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조사의 목적과 활용성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규정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각 조사방법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연구나 조사의 목적이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분명히 정해진 후에 각 조사방법의 특징과 한계를 고려해 선택한다면, 조사방법을 결정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포커스 그룹 vs 설문조사, 접근 방법과 데이터 유형의 본질적 차이
포커스 그룹의 특징 중 정량조사의 대표적 방법인 설문지법(Survey Research)과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접근 방식과 수집되는 자료의 유형입니다. 설문지법은 대규모 표본과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해 측정, 모니터링, 추정, 예측 등을 수행합니다. 반면, 포커스 그룹과 같은 정성조사는 이해, 발견, 진단, 통찰 등을 통해 대상을 깊이 있게 접근하고 인식합니다. 단순하고 고정된 질문이 아니라, 복합적이고 상호작용에 의해 변화하는 질문과 반응을 바탕으로 자료를 얻습니다. 자료 획득 방식도 포커스 그룹 참여자가 직접적으로 생산할 수 있지만, 참여자의 태도나 인식을 바탕으로 맥락을 재구성하여 간접적으로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는 연구자나 조사 수행자가 연구 대상 및 참여자, 시스템 등에 대해 경험과 통찰을 가지고 있을수록 더 효과적인 자료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자료의 유형, 조사 목적에 따라 선택해야
조사를 통해 획득한 자료의 유형 역시 포커스 그룹과 설문지법의 큰 차이점입니다. 이는 곧 정성조사와 정량조사의 핵심적인 차이이기도 합니다. 포커스 그룹에서 얻는 자료는 모두 언어자료입니다. 소비자 조사에서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거나 드로잉, 콜라주 등 투사법을 사용해 비언어적 자료를 얻기도 하지만, 이 역시 반드시 언어로 설명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반면, 설문지법은 거의 모든 자료가 계량화된 형태로 수집됩니다. 개방형 질문 등 언어나 문자로 된 응답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설문지법의 모든 자료는 결과적으로 수치화됩니다. 물론 언어적 자료와 계량적 자료 사이에 절대적인 우열은 없습니다. 조사의 목적과 활용 방법에 따라 필요한 자료의 유형이 달라질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