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레이터] 5. 모더레이트 스킬 - ④ 소극적 참여자 문제

포커스 그룹 인터뷰 참여자들이 모두 적극적이고 몰입도 높은 참여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포커스 그룹에 대한 참여자 개인들의 태도와 관심 수준은 모두 다릅니다. 참여자 모집 사실을 알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주변의 권유나 부탁으로 어쩔 수 없이 참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말하거나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과묵하며 필요한 말만 신중하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모더레이터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구성원들을 자극하고, 인터뷰나 토론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모든 참여자가 적극적일 수는 없습니다.

포커스 그룹에 참여한 참여자들이 모두 적극적이고 말하기를 좋아하며 대상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참여자 개인의 특성과 상황, 인식과 태도 등이 모두 다르기에 표현하는 방식과 표현 분량도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소극적 참여자는 인터뷰나 토론에 소극적인 참여자를 말합니다. 말하거나 표현하는 데 주저하는 경우가 가장 많으며, 사람이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발언하지 않으려는 경우,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일부는 다른 생각을 하거나 포커스 그룹에 집중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더레이터는 이런 소극적 참여자들을 지지하고 계발해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그 이유는 단지 참여자들 간의 의견 편중이나 보다 많은 verbatim을 축적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통상적으로 소극적인 참여자들은 기존에 발언된 사안들과 다른 생각이나 다른 의견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선거 조사에서 많이 회자되는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와 같이, 관여도가 낮거나 말하기를 꺼려하는 경우 이전에 발언한 참여자들의 의견에 동조하는 경향성이 나타납니다. 이전 발언이 그럴듯하고, 자신이 생각하지 않은 영역에서 자신 스스로의 탐색이 아닌 외부 자극으로 인해 쉽게 동의하려는 속성입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동의하려는 소극적 참여자들에게 계속 원인이나 이유 등을 캐물어보면 다른 의견이 나타날 때가 많습니다. 실제로 이전 참여자의 의견과 동일하다 하더라도 표현이나 맥락, 정도에는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위해 소극적 참여자에 대한 모더레이터의 개입은 꼭 필요합니다.

 

소극적 참여자 디벨로프

모더레이터가 소극적 참여자를 디벨로프(계발)하는 방법은, 그 참여자가 소극적인 이유나 말하려고 하지 않으려는 양태를 바탕으로 판단하고 그에 맞는 방식으로 계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 참여자가 말하는 데 주저하거나 포커스 그룹 분위기를 낯설어한다면 부드럽게 권유하거나 칭찬하고 존중하는 표현을 해줌으로써 소극적 참여자를 보다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대상자가 말할 경우 작은 표현이라도 말에 공감하는 표현을 해주거나,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해줌으로써 참여자의 긴장을 풀어주거나 의견을 제시하려는 의지를 북돋워 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참여자가 말한 사항에 대해 가치 있는 정보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참여자의 중요한 의견이나 도움이 될 만한 의견이라는 표현을 해줌으로써, 소극적 참여자의 마음 상태를 고양시킬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반대나 비동의 의견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대립 의견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전 발언자가 특정 사안에 대해 찬성 또는 동의 의견을 제시하고 그 이유를 말했다면, 발언하지 않은 참여자 중 앞에서 반대/비동의 의견을 내비치거나 찬성/동의하는 의견을 별도로 표하지 않은 참여자에게 반대 의견이나 다른 의견에 대한 요청을 직접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이는 다른 생각을 가질 것 같은 소극적 참여자에게 용기를 내서 다른 의견을 말해주세요.’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포커스 그룹 참여자 전원에게 지금 나온 의견이 맞나요? 반대나 다른 의견은 없나요?’라는 확인의 의미와 비판적인 관점에서 생각해주세요라는 의미를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한편, 소극적 참여자의 디벨로프를 위해 언어적인 표현뿐 아니라 비언어적 표현을 함으로써도 똑같이 권유, 기대, 존중, 칭찬, 정보의 가치성 등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진중하게 경청하는 자세가 가장 필요하며, 발화자의 의견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거나 눈짓이나 표정으로 공감을 나타내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권유)
“OO님의 의견을 듣고 싶은데요, 한 말씀 부탁드려도 될까요?”

(기대)
“OO님은 개발자 출신이니까 노트북 구매할 때에도 남다를 것 같아요. 어떤 점을 중요하게 비교하세요?”

(칭찬)
잘 들었습니다. 정말 좋은 의견이시네요.”
~ , 생각하지도 못한 아이디어를 말씀해 주셨네요.”

(칭찬 가치성)
온라인 서비스에 스케치한 이미지를 넣는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했네요. 감성 넘치네요. 리뉴얼하는 데 꼭 다시 생각해봐야겠어요.”

(대립)
“AA님은 오프라인 매장을 더 늘려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혹시 그것은 아니다라는 의견 있으세요?”
“AA님은 주가연계증권이 안전하다고 말씀하셨는데요, OO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AA님 말씀에 동의하세요?”

 

부적격 참여자의 경우 의도적으로 회피해야 합니다.

조금 다른 얘기를 하겠습니다. 포커스 그룹 인터뷰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의견을 묻고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지지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만, 부적격 참여자의 경우 발언 지목을 의도적으로 회피함으로써 포커스 그룹 인터뷰 참여를 제한하는 것이 맞습니다.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면 부적절한 참여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리크루팅 과정에서 실수로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참여자가 발생하거나, 당사자가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해서 참여자 조건을 속인 경우 등입니다.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하다 보면 이러한 부적격 참여자가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모더레이터 입장에서는 매우 당황스러운 일입니다. FGI 도입부나 초기에 이런 사실을 발견하면 FGI를 잠시 중단하고 연구책임자와 협의하여 참여 자체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FGI 중반에 알게 되었다면 FGI를 중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경우, 모더레이터는 해당자에게 의도적으로 발언권을 주지 않거나, 해당자 외의 다른 사람들을 계속 지목함으로써 부적격 참여자가 발언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부적격 참여자의 발언으로 인해 획득 정보의 타당성에 의심이 생길 수 있으며, 참여자들 간의 상호작용 효과가 오염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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