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그룹 인터뷰(FGI)의 그룹 설계는 ‘어떤 사람들을 참여시킬 것인가?’, ‘몇 개의 그룹을 구성할 것인가?’, ‘그룹을 어떤 사람들로 구성할 것인가?’ 등에 대한 질문입니다. 저는 이를 그룹 특성의 결정, 그룹 수와 그룹별 그룹 구성의 결정, 그룹별 참여자 결정 등 3단계로 구분하여 설명드리겠습니다. 그룹 수의 결정이 먼저 되어야 한다거나 그룹 특성이 참여자 조건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의사결정 순서는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먼저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래 제시한 그룹 설계의 결정 순서는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순서입니다. 일의 순서보다 결정 요소와 결정 방법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그룹 특성은 조사 목적과 연결되어야 합니다.

그룹 특성의 결정은 조사 목적과 조사할 정보, 즉 주요 조사 내용이 무엇인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즉, ‘조사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참여자는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입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공공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탐색 FGI라면 정책의 이용자나 수혜자가 되는 국민 또는 핵심 이용자, 핵심 수혜자가 되어야 합니다. 다른 각도에서는 정책 제공자나 민원인들을 상대하는 일선 기관의 실무자들을 참여자 대상으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신제품 개발을 위한 FGI라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중간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둘 다를 포함할 것인지 등을 결정해야 합니다.

물론 실제 FGI 상황에서 참여 가능성이 전혀 없다면 고려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룹 수와 그룹 구성: 유연한 기준이 필요

포커스 그룹의 참여 그룹 특성을 결정하면, 구체적인 그룹별 참여자 특성을 구성해야 합니다. 이는 그룹 수 결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적은 그룹 수로 구성할 경우 2개~3개 그룹으로, 많은 경우 10개 이상의 그룹으로 구성하기도 합니다. 보통은 4개~8개 그룹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는 조사 예산과도 밀접히 연관되기 때문에, 꼭 필수적인 그룹 수가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단 1개의 그룹으로도 조사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룹 설계의 기본 원칙: 그룹 내 동질성, 그룹 간 이질성

그룹별 설계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바로 ‘그룹 내 동질성과 그룹 간 이질성 확보’입니다.

예를 들어 ‘서비스 제공자–이용자’, ‘소비자–생산자’처럼 집단 성격이 다른 경우, 반드시 그룹을 분리해야 합니다. 이질적인 참여자들이 같은 그룹에 포함되면, 솔직한 반응을 얻기 어려울 뿐 아니라 상호작용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대상의 집단 성격이 같더라도, 그룹 간 집중적인 인터뷰나 비교를 목적으로 한다면 그룹을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 그룹이라 해도 남성과 여성 간, 또는 연령대별 소비 패턴 차이를 확인하고자 한다면 그룹을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그룹별 참여자 조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그룹 구성과 그룹 수가 결정되면, 각 그룹 내 참여자 조건을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합니다. 그룹 특성을 대표할 수 있는 명확한 참여자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그룹 1의 특성이 ‘OO서비스 이용자 중 라이트 유저’라면, 단순히 ‘라이트 유저’라고만 하지 말고, ‘OO서비스를 처음 유료 가입해 이용한 지 3개월 이상 경과하였으며, OO서비스를 월 평균 3회 미만 이용하는 이용자’처럼 구체적으로 정의해야 합니다.

또한 그룹 특성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더라도, 원활한 포커스 그룹 인터뷰 진행을 위해 성별, 연령, 직업, 거주지역, 가구 구성 등의 인구 특성 조건도 함께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예를 들어, 라이트 유저층을 대상으로 한다면 ‘OO서비스를 처음 유료 가입해 이용한 지 3개월 이상 경과하였으며, OO서비스를 월 평균 3회 미만 이용하는 서울 거주 20대~30대 미혼 여성’과 같이 구체적으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