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레이터] 3. 모더레이터는 누가 하는가?

모더레이터는 누가 하는가?

모더레이터는 정성조사에서 포커스 그룹을 이끄는 역할에 대한 명칭이지, 자격에 대한 명칭은 아닙니다. , 누구나 모더레이터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사 방법이나 연구 방법의 측면에서 보면,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역할로, 경험과 전문성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사회사나 광고대행사 등 정성조사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회사에서 주로 모더레이터가 양성되어 왔습니다. 과거에는 소비자 조사 영역에서 포커스 그룹 인터뷰 등 정성조사의 수요가 많아 정성조사 전문 회사도 있었고, 대형 리서치 회사에서도 정성조사 부서나 팀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거의 모두 사라졌습니다(콘센서스가 정성조사 전문 회사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성조사의 수요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조사 비용은 작고 품은 많이 드는 구조이기 때문에, 인하우스(in-house)에서는 유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현재는 리서치 연구원이 직접 모더레이터를 수행하거나, 리서치 연구원 출신의 프리랜서 모더레이터들이 주로 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모더레이터의 조건 리서치에 대한 이해와 경험

우리나라에는 모더레이터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교육 기관이나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대부분 리서치 회사 내부에서 도제식으로 양성되고 있으며, 매우 폐쇄적인 구조입니다. 그러다 보니, 모더레이터가 갖추어야 할 조건들이 객관화되어 있지 않고, 우연히 시작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활동하거나 유능한 모습을 보여주는 모더레이터들을 기준으로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해 보겠습니다.

모더레이터에게 가장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자질은 리서치에 대한 이해와 경험입니다. 포커스 그룹 인터뷰가 조사 방법론의 하나이며, 연구라는 틀 안에서 수행되기 때문에, 조사 전반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입니다.

정성조사 경험이 있으면 좋지만, 정량조사 경험도 충분히 유의미합니다. 통상 리서치 회사에서는 신입 조사 연구원에게 정성조사를 맡기지 않으며, 정량조사 경험을 충분히 쌓은 연구원이 정성조사를 맡게 됩니다. 모더레이터 역시 이러한 연구 경력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꼭 조사 연구원이 아니더라도, 실사 연구원도 모더레이터 역할을 수행하는 데 충분한 자격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모더레이터의 권장 자격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 3년 이상의 조사 연구원 또는 실사 연구원 경력
  • - 최소 50개 그룹 이상의 포커스 그룹 인터뷰 모니터링 또는 참관 경험
  • - 대면 면접 조사 또는 개별 심층 면접 경험
  • - 표준어 사용 및 중상급 이상의 언어 표현 능력

현재 활동 중인 모더레이터들을 보면 대부분 여성입니다. 이는 여성 진행자가 남성 진행자보다 더 편안한 인상을 주고, 보다 부드러운 언어 사용을 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또한 포커스 그룹이 초기에 FMCG 제품을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여성 참여자가 많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여성 모더레이터가 많아졌다는 배경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성별에 따른 차이는 거의 없으며, 남녀 모두가 모더레이터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습니다.

 

모더레이터의 훈련 다양한 FGI의 모니터링

처음부터 잘하는 모더레이터는 없습니다. 충분한 준비와 연습을 하더라도, 처음 모더레이터 역할을 맡는 순간에는 누구나 긴장과 두려움을 느낍니다.

모더레이팅이란 단순히 정해진 질문을 하고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연구자로서 관련 정보를 파악하고, 여러 명의 참여자를 이해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다양한 변수와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복합적인 역량을 요구하는 작업입니다.

초심자들은 FGI 진행을 꼼꼼하게 준비합니다. 질문을 세세하게 분기하고, 진행 멘트나 공감 멘트도 미리 정해 놓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많은 초보 모더레이터들이 가이드라인을 대본처럼 여기며 절차에 얽매이다가 본질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본인은 정해진 질문과 테스크를 모두 수행했다고 생각하지만, 모니터링하는 입장에서는 연구 목적에 부합하는 충분한 의견과 태도를 이끌어내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절차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가이드라인이 주인공이 되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진짜 주인공은 참여자여야 하며, 참여자의 의견과 태도에 집중해야 합니다.

초보 모더레이터에게 권장하는 가장 좋은 훈련 방법은 기존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모니터링하는 것입니다. 선배나 동료가 진행한 FGI를 현장에서 직접 보거나 녹화 영상으로 확인하면서, 진행 역량을 키우는 것은 매우 효과적입니다.

제삼자의 관점에서 모더레이터와 여섯 명의 참여자의 입장과 관점을 관찰하고 분석하며, 각자의 입장에서 상황을 복기해 보는 것이 최고의 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능하다면, 작성된 스크립트나 분석 보고서와 함께 인터뷰 영상을 비교해보는 것도 매우 좋은 학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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