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인터뷰에서 시작된 포커스 그룹의 뿌리
포커스 그룹의 기원이 집단 인터뷰(Group Interview)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집단 인터뷰는 인간 생활에서 가장 기본적인 의사소통 방식 중 하나이기 때문에, 그 기원을 논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사 방법론적 측면과 학술적 정의로 최초로 집단 인터뷰 개념을 언급한 인물은 E. Borgardus입니다. 그는 1926년 『The New Social Research』에서 집단 인터뷰를 사회과학 연구 방법으로 처음 제시했습니다. Borgardus는 집단 인터뷰를 “여러 명의 참가자가 한자리에 모여 특정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질적 연구방법”으로 정의했고, 개별 면접과 달리 참가자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더 풍부하고 다양한 의견, 태도, 경험을 수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포커스 그룹의 핵심 요소가 바로 ‘상호작용’임을 고려할 때, Borgardus가 집단 내 상호작용성을 연구 방법론적으로 인식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포커스드 인터뷰’ 개념의 탄생: Merton의 혁신
집단 인터뷰에서 ‘포커스’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한 인물은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K. 머턴(Robert King Merton, 1910~2003)입니다. 그는 1946년 Fiske, Kendall 등과 함께 저술한 『The Focused Interview』에서 처음으로 ‘포커스드 인터뷰(focused interview)’라는 용어와 개념을 정립했습니다. 머턴은 제2차 세계대전 중 군인들의 교육훈련과 선전 공세의 설득력 연구에 이 방법을 적용했으며, 이런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응용사회학자들에 의해 질적 연구 방법론으로서 포커스 그룹의 개념이 발전하게 되었습니다8. 머턴의 연구는 집단 내 상호작용을 통해 특정 주제에 대한 심층적 의견을 도출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고, 이는 이후 포커스 그룹이 사회과학, 미디어,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포커스 그룹’ 용어의 등장과 마케팅 분야의 확산
‘포커스 그룹’이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한 인물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마케팅 전문가인 어니스트 디히터(Ernest Dichter, 1907-1991)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디히터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개념을 소비자 행동 연구에 접목시켜 마케팅 분야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는 소비자 구매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심층 인터뷰와 투사기법을 활용했으며, 1950년대 말~1960년대 초 자신의 저서와 논문에서 ‘포커스 그룹’이라는 용어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1998년 뉴욕타임즈 기사에서도 디히터가 소규모 대표 청중을 모아 인터뷰를 진행하며 이 집단을 ‘포커스 그룹’이라 불렀다는 내용이 소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