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레이터] 5. 모더레이트 스킬 - ③ 응답자 순서 정하기

포커스 그룹 인터뷰는 한 명의 모더레이터와 다수의 참여자들이 있습니다.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가 1:1이 아닌 1:다수 인터뷰인 것입니다. 모더레이터는 포커스 그룹에 참여한 모든 참여자들에게 질문을 해야 하는지, 모두에게 질문한다면 어떤 순서대로 진행할 것인지 고민될 때가 있습니다.

 

누구에게 물어보고 들을 것인가?

포커스 그룹 인터뷰에 참여한 모든 참여자들에게 질문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FGI에 참여해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전체적인 주제와 맥락에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데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당연히 질문을 하고 응답을 받아야 합니다. 특히 FGI의 구성원들 간의 라포 형성이 미진한 도입부나 본론 초기에는 모두에게 질문하고 모두에게 답변받는 순서가 꼭 필요합니다. 서로 경험이나 의견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라포 형성이 되기 때문입니다.

(라포 형성을 위한 질문)
건강 정책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우선 평소 운동이나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고 계신지 돌아가면서 말씀 들어볼까요?”

(스토리텔링 방식)
“TV를 어떻게 구매하고 사용하시는지 말씀 들어볼게요. 결혼을 기준으로 지금까지 TV를 언제, 어떻게 구매하셨는지, TV를 보는 시간이나 방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시기나 연령대별로 이야기해 주시겠어요?”

다만, 2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인터뷰 시간에 연구자가 알고 싶은 질문들을 참여자 모두에게 똑같이 할 필요는 없습니다. 포커스 그룹의 특성상 다수에게 질문하고 다수가 응답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참여한 6~7명에게 동일한 질문을 각각 하고 개별적인 답변을 받는 것이 어떤 경우에는 비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지는 포커스 그룹의 경우, 모더레이터가 질문을 하면 그에 대해 말하고 싶은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답하게 됩니다. 참여자 상호 간에 서로 토론하거나, 모더레이터가 해야 할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더레이터의 개입이 최소화되면서 상호작용이 촉진되는 방향으로 진행되도록 질문 대상이나 질문 형태를 적절하게 구사해야 합니다.

 

모두에게 동일한 질문을 할 필요는 없다 기계적인 질문보다 전략적인 질문이 우선

궁극적으로 포커스 그룹 인터뷰는 그룹으로부터 정보나 의견을 얻는 것입니다. 형식적인 균형을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도입부에서 참여자 소개를 하거나, 모든 참여자가 돌아가면서 자신의 경험을 얘기한다면 참여자 좌석 순서대로, 또는 발언 희망자 순서대로 질문을 하고 얘기를 들으면 됩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질문이 시작되면 개인별 질문보다 그룹 질문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룹 질문이란, 응답자를 지목해서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그룹 전체에게 질문함으로써 참여자들의 자발성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의 질문입니다.

포커스 그룹의 라포가 형성되고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루어지면, 누군가 응답을 할 때 동의 의견이나 비동의 의견이 나타나게 됩니다. 모더레이터는 동의 멘트나 비동의 멘트를 활용해 최초 제시된 응답에 대해 보다 다양한 응답이 나타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하면 됩니다. 이때, 다른 의견이 있을 법한 참여자가 있거나 질문의 핵심을 오해해서 응답하는 참여자가 있다면 유심히 살펴본 후 그들에게 개별적인 질문을 해주어야 합니다.

(그룹 질문)
“TV 구매 시 가장 중요하게 비교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

(동의/비동의 멘트)
진짜 그래요? 그렇구나.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동의/비동의 멘트)
“OO님은 음성인식 기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분 계신가요?”

(다른 의견 확인)
“OO님은 좀 다른 의견이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떠세요?”

 

동일 질문에 응답자 순서를 결정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설문 조사지를 설계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로 순서 효과(order effect)’가 있습니다. 포커스 그룹 인터뷰에서 질문할 때에도 응답자의 순서를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몇 가지 유형을 분류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찬반이나 대립되는 의견이 있을 경우 태도를 먼저 확인한 후 그 이유나 해결방안 등을 묻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순차적으로 참여자들에게 찬/반이나 동의/비동의를 묻고 그에 대한 이유를 묻는 것보다, 특정 사안에 대해 찬/반 또는 동의/비동의 의사를 먼저 모두에게 확인한 후 찬성에 대한 이유와 반대에 대한 이유를 나누어 묻는 것이 대립적 관점의 태도를 보다 뚜렷하게 할 뿐 아니라 참여자들의 관여 수준을 높이고 의견에 따라 소그룹화함으로써 상호작용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둘째, 태도나 관여 수준이 작은 참여자부터 의견을 듣는 것이 좋습니다. 포커스 그룹이 아무리 동질적인 그룹으로 구성되었다 하더라도, 그룹 내에서 관여 수준이나 태도의 적극성이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토의하는 주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여 수준이 낮은 참여자의 경우, 관여 수준이 높은 참여자의 말에 쉽게 동조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체적으로 자신의 기억이나 생각의 에너지를 최소화하려는 속성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모더레이터는 참여자들의 관여 수준이나 적극성을 파악한 후, 관여 수준이 작은 참여자들을 먼저 지목함으로써 포커스 그룹에 대한 관심과 주체적인 참여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셋째로는, 동조하는 참여자를 우선적으로 지목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더레이터가 마음속으로 순서를 정해 놓았다 하더라도, 특정 참여자의 의견이나 태도에 동조하는 모습이 보이면 그 참여자에게 우선 발언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룹 내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효과가 있으며, 이는 다른 관점에서 보면 반대 또는 다른 의견을 자극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 다른 참여자들을 자극함으로써 사고의 확장이나 깊이 있는 논리를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룹 단위 의견 확인)
먼저 구매 의사에 대해 여쭐게요. 지금 말씀드린 OO 건강식품을 앞으로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 말씀해 주세요. ‘구매할 의사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 손을 들어 주세요.”

(관여 수준이 다른 경우)
전세계약 갱신청구권을 연장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OO님 먼저 얘기를 들어볼까요?”

(동조하는 경우)
“OO님께서 지금 AA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시는데요, OO님도 자사고 폐지에 동의하시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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