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포커스 그룹, 모든 상황에 만능은 아니다
간혹 포커스 그룹이 적합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이를 무리하게 추진하거나 실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연구자나 조사자가 지나치게 의욕적이거나, 포커스 그룹이라는 조사 방법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오류일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실수는, 의견을 조율하거나 설득을 통해 합의점을 도출하려 하거나, 정보를 제공하거나 교육을 통해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려는 시도입니다. 즉, 포커스 그룹을 통해 그 안에서 생성된 정보나 인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태도나 인식을 형성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포커스 그룹은 독립적인 개인들을 초대하여 그들의 인식과 태도를 이해하려는 것이지, 이들을 실험 대상으로 삼거나 기계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대상처럼 여기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특히 소비자 조사나 마케팅 조사에서 이러한 잘못된 접근이 자주 나타납니다.
2. 이해하기 위한 ‘창’이자 ‘창고’
또 다른 부적절한 활용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특정 집단이나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형식적으로 듣는 ‘절차적 형식’에 그치는 경우, 부정확하거나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여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거나, 특정 정보를 얻기 위해 이를 의도적으로 유도하려는 경우입니다.
또한, 포커스 그룹을 통계적 데이터나 계량적 분석 자료로 활용하려 하거나, 그룹 간 비교가 아닌 그룹 내에서 일부러 극단적이거나 대립적인 상황을 조성하여 반응을 관찰하려는 경우도 부적절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방식이 종종 시도되곤 합니다.
이러한 모든 사례는 포커스 그룹을 연구자가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한 '도구'로 오해한 결과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포커스 그룹은 연구자의 목적을 위해 조작 가능한 '연구 도구'가 아니라,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창(window)'이자 '창고(reservoir)'입니다. 이 점을 언제나 명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