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레이터] 5. 모더레이트 스킬 _ ① 아이스 브레이킹과 라포 형성

스마트폰의 일상화와 AI 등 과학 기술의 발달로 언택트 시대가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처음 보는 낯선 사람들끼리 2시간 가까이 서로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더구나 목적의식을 갖고 다양한 질문과 테스크를 수행해야 하는 모더레이터의 입장에서는 더욱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흔히 성공적인 FGI는 초반 5분에 달려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포커스 그룹 인터뷰의 초반 분위기는 인터뷰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순간입니다.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신뢰를 주고받는 순간.  FGI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포커스 그룹에 참여한 참여자들은 대체로 긴장 상태에 있습니다.
이전의 경험이나, 사전 인터뷰 과정에서 실사연구원에게 포커스 그룹 인터뷰의 목적이나 방식, 주요 질문 내용 등을 대략적으로 듣긴 했지만, 현장에서는 어색함과 긴장감을 피할 수 없습니다.

참여자들이 자리에 앉고, 모더레이터가 본격적으로 진행을 시작하기 전 1~2분간 흐르는 침묵과 긴장감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좌담회가 시작되면 모더레이터는 이 냉랭한 분위기를 깨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아이스 브레이킹입니다.

또한, 포커스 그룹 인터뷰는 주제에 따라 매우 깊거나 민감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참여자는 자신의 신상은 물론, 경험, 생각, 태도 등을 솔직하게 드러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참여자들 간 신뢰감 형성은 필수적입니다.

누군가 자신을 감추려 하거나, 사회자가 명확한 설명 없이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면, 참여자들은 경계심을 갖고 자신을 보호하려 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더레이터가 주도적으로 참여자들의 긴장과 의심을 풀어내고, 솔직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바로 라포(Rapport) 형성입니다.

아이스 브레이킹과 라포 형성은 참여자들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신뢰 기반의 소통을 유도하는 FGI의 핵심 전략입니다.

아이스 브레이킹과 라포 형성의 중요성

아이스 브레이킹과 라포 형성은 성공적인 포커스 그룹 인터뷰의 핵심 요소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참여자의 긴장을 낮추고 심리적 안정감을 부여하여, 솔직하고 풍부한 발언을 이끌어냅니다.
  2.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어, 다양한 관점과 행동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3. 공통된 경험과 관심사를 통해 그룹 내 상호작용을 유도하고, 비판과 논의의 폭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4. 기억이나 경험의 활성화를 통해 맥락이 풍부한 응답과 설명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연구자(모더레이터)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 질문을 왜곡 없이 받아들이고 조작되지 않은 솔직한 의견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명확한 목적 소개와 부드러운 표현

시간이 타이트하거나 일정이 빠듯한 경우, 모더레이터가 별도의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을 갖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도입부 안내를 통해 참여자들의 긴장감을 해소하고, 신뢰감을 형성하는 분위기 조성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모더레이터가 처음 전하는 말은 일 얘기보다는 일상 얘기가 좋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 춥지 않으셨어요?”

오시느라 힘드셨죠? 길이 많이 막히더라고요.”

모두 제시간에 와주셨네요. 100점입니다.”

앞에 있는 음료나 다과 편하게 드세요. 금강산도 식후경이잖아요.”

룸이 환해진 것 같아요. 에너지 좋은데요.”

이런 친근하고 따뜻한 첫인사는 긴장을 푸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FGI의 목적과 취지 설명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참여자에게 부담감을 주는 방식은 피해야 합니다.
:

좋은 의견 꼭 주셔야 해요.”

이번 결과가 다음 상품 출시와 직결되는 중요한 조사예요.”

거짓말하시면 안 됩니다.”

대신, 다음과 같은 유화적이고 동기 부여를 주는 표현이 좋습니다:

오늘 좋은 의견들 많이 나올 것 같네요.”

서로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이 정책이나 제품에 반영될 수도 있어요.”

또한, 진행 방식에 대한 설명도 정중한 표현을 통해 신뢰감을 주어야 합니다.
:

이건 안 됩니다.”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공감하며 환대하는 마음이 곧 신뢰감입니다

FGI 도입부에서 참여자들이 처음으로 발언하는 순간은 바로 참석자 소개’ 입니다.
모더레이터가 직접 참여자의 이름, 거주 지역 등을 소개하거나, 돌아가면서 직접 자기소개를 부탁할 수도 있습니다. 이 시간은 참여자들이 긴장을 풀고, 포커스 그룹의 일원으로 자각하는 첫 순간입니다.

가급적 모더레이터가 먼저 본인을 소개하며 분위기를 유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름, 사는 지역, 연령대, 직업, 가족 구성 등을 이야기하며, 앞서 던진 가벼운 화두(일상 이야기나 참여 계기 등)를 함께 언급할 수도 있습니다.

모더레이터는 이미 리쿠르팅 과정이나 사전 인터뷰를 통해 참여자 정보를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참석자 소개는 서로를 알아가는 자리이자, 긴장을 풀고 발화자로서 몰입을 유도하는 중요한 절차입니다.

이때 모더레이터는 참여자의 발언에 집중하며 공감과 반응을 보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일산에서 오셨네요. 한 시간쯤 걸리셨겠어요. 너무 감사해요.”

저보다 어려 보이시는데요, 50대시라고요? 동안이시네요.”

오늘 참석하시느라 매장 일찍 닫으셨다고 하셨죠? 감사합니다.”

중학생 자녀가 있으시군요. 사춘기 왔나요? 저희 집도 중2인데 정말 힘드네요.”

이러한 작은 공감과 반가움의 표현이 환대받는 느낌을 줄 수 있으며, 신뢰감을 형성하는 데 큰 힘이 됩니다.

 

감사존중의 마음

FGI 도입부에서 아이스 브레이킹과 라포 형성을 할 때, 모더레이터가 가장 중요하게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감사존중입니다.

화려한 언변이나 재치 있는 농담도 분위기를 풀 수는 있지만, 포커스 그룹 인터뷰의 목적과 특성을 고려했을 때, 진정성 있는 감사와 존중의 표현이 더 효과적입니다.

사회자가 나를 신뢰하고 존중하는구나.” 라는 인식을 참여자에게 심어주는 것은 이후의 참여 의지와 발화 동기 부여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도입부뿐만 아니라 FGI 전체를 통틀어 모더레이터가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할 태도입니다. 우리가 수행하는 연구에 기꺼이 도움을 주고자 자리에 앉은 참여자들에게, 감사와 존중의 태도로 임할 때 포커스 그룹의 핵심 가치인 신뢰가 자연스럽게 형성됩니다.

반대로, 모더레이터가 참여자에게 관찰자나 감시자, 평가자의 느낌을 준다면, FGI는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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