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그룹의 이해] 5. 연구방법으로서 포커스 그룹

1. 포커스 그룹, 왜 신뢰하지 못한다고 할까?

포커스 그룹의 단점이나 제한성을 말할 때, 연구 방법으로서의 한계에 대한 논의가 많습니다. “포커스 그룹의 결과는 객관적인가요?”, “포커스 그룹 인터뷰에서 얻은 결론을 신뢰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도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포커스 그룹을 활용한 조사 방법에서 객관성과 신뢰성을 따지는 것은, 통계학을 바탕으로 한 정량조사(Quantitative Research)에 익숙한 시각에서 비롯된 인식의 오류라 할 수 있습니다.

정성조사 또는 질적 연구(Qualitative Research)는 통계적인 개념과 지식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대신 경험 공유, 맥락 이해, 인과관계 추론, 아이디어 개발 등을 통해 연구 대상을 이해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도출합니다. 조사 설계 자체가 연구자의 조작적 설계이기 때문에 내적 타당성을 논할 수는 있지만, 통계적인 신뢰성을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이는 모든 질적 연구 방법이 가지는 특성이기도 합니다.

 

2. 보조 도구인가? 주연인가?

이러한 특성 때문에 포커스 그룹은 과거부터 탐색적 연구나 예비 조사로 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 본격적인 연구 실행에 앞서거나 사후적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복합 연구에서는 종속적인 연구 방법의 도구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신제품 선호도 조사를 대규모 정량조사로 진행하기 전에 선택 대안들을 구성하기 위해 핵심 타켓층을 대상으로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시행하거나, 정량조사에서 얻은 제품 콘셉트를 보다 구체화하거나,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개선 요소를 구체적으로 도출하기 위해 포커스 그룹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물론 정량조사와 함께 복합적으로 연구를 설계하면, 각 조사 방법의 효과성을 높이고 더 완성도 높은 연구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복합 연구에서 포커스 그룹을 활용할 경우, 주 연구 방법과의 연계성과 효과성을 고려하여 포커스 그룹이 설계되어야 합니다. , 명확한 목적을 바탕으로 전체 조사 연구에 대한 통합적인 계획과 통제 아래 포커스 그룹이 설계되고 진행되어야 합니다.

 

3. 보조를 넘어, 독립 연구 도구로서의 가능성

포커스 그룹은 종속적인 도구에 그치지 않고, 단일 연구 방법으로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습니다. 단지 기능적인 정보 수집이나 아이디어 창출에 그치지 않고, 연구 결과를 도출하는 주요 방법으로서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포커스 그룹을 단일 연구 방법으로 활용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째, 연구자가 연구 대상과 연구 방법(포커스 그룹)에 대해 충분한 경험과 식견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대상을 오랫동안 통시적인 관점에서 관찰하고 연구해온 선행 지식과 경험이 바탕이 되어야 하며,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숙련된 진행 능력이 요구됩니다.

둘째, 참여자의 단편적인 인식이나 태도 만을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경험과 관점을 탐구하는 방식으로 설계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필요한 정보를 직접적으로 질문하기보다는, 참여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의미 있는 정보를 유도해내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셋째, 정성적 정보의 특성상 교차 검증에 대한 인식과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합니다. 개별적이고 정성적인 정보는 허위 정보나 특수 상황에 기반한 편향된 정보일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개별 정보에 대해서는 행동과 인식의 연관성, 인과관계의 합리성, 맥락에 따른 일관성 등을 질문 설계나 분석 메커니즘 안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또한, 포커스 그룹 내에서 그룹 간 비교나 집단 간 비교를 통해 교차 검증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연구의 타당성을 높이고, 포커스 그룹이라는 도구가 단일 연구 방법으로서도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Scroll